돌아가신 부모님 성함, 청첩장에 어떻게 적을까
·메리필름

저녁 설거지를 마친 식탁에 신부님과 어머님이 나란히 앉아요. 청첩장 편집 화면을 열고 신랑 쪽 부모님 성함은 금방 채웠는데, 신부 쪽 아버지 칸에서 손가락이 멈춰요. 어머님이 화면을 한참 보시다가 "아빠 이름도 넣어야지" 하세요. 그런데 그냥 적으면 되는 건지, 받는 분들이 어떻게 읽으실지 둘 다 선뜻 말을 꺼내지 못해요.
돌아가신 부모님 성함을 청첩장에 어떻게 적을지는 정해진 답이 없어요. 그래서 더 어려워요. 다만 많이 쓰는 방식과 그 방식이 하객에게 어떻게 읽히는지를 알고 나면, 가족끼리 이야기를 나눌 때 훨씬 덜 막막해요.
먼저 여쭐 분은 남아 계신 부모님이에요
표기를 정하는 건 두 분이지만, 그 줄을 가장 오래 보실 분은 남아 계신 어머님이나 아버님이에요. 청첩장은 부모님 친구분들께도 가고, 그분들 가운데는 장례식장에 와 주셨던 분도 많아요. 성함 앞에 무엇이 붙는지를 그분들이 다 보세요.
그러니 디자인을 고르기 전에 이 이야기부터 꺼내 보세요. 어머님은 아버님 성함이 꼭 들어가길 바라실 수도 있고, 결혼식 날만큼은 그 이야기가 앞에 나오지 않기를 바라실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그 마음을 따르시면 돼요. 형제가 있다면 같이 듣는 편이 좋아요. 나중에 왜 그렇게 썼느냐는 말이 나오지 않게요.
꺼내기 어려우시면 이렇게 시작해 보셔도 돼요.
엄마, 청첩장에 아빠 이름 어떻게 넣을지 같이 정하고 싶어서. 나는 아빠 이름이 꼭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엄마는 어떻게 하는 게 마음 편해?
아버지, 어머니 성함 넣는 칸이 있어서요. 앞에 故를 붙일지 성함만 둘지, 아버지 생각대로 하고 싶어요.
많이 쓰는 표기 방식
| 방식 | 이렇게 보여요 | 이럴 때 많이 골라요 |
|---|---|---|
| 성함 앞에 故 | 故 김정호 · 이미경의 딸 서연 | 돌아가신 분을 분명히 함께 모시고 싶을 때 |
| 성함만 그대로 | 김정호 · 이미경의 딸 서연 | 표시 없이 나란히 두고 싶을 때 |
| 계신 분만 | 이미경의 딸 서연 | 남은 부모님이 혼주로 서실 때 |
| 혼주 줄 빼기 | 신랑 박준호 · 신부 김서연 | 양가 표기를 똑같이 맞추고 싶을 때 |
가장 흔한 건 故를 붙이는 방식이에요. 오래 써 온 표기라 어른들은 보자마자 알아보시고,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어요.
성함만 그대로 쓰는 집도 있어요. 다만 사정을 모르는 분이 받으시면 식장에서 아버님을 찾으실 수 있어요. 부모님 지인분들께 소식이 이미 다 닿아 있는 집에서 더 편한 방식이에요.
계신 분만 적으면 깔끔하지만, 돌아가신 분을 지운 것처럼 느끼는 가족도 있어요. 이 방식은 꼭 남아 계신 부모님께 먼저 여쭤 주세요.
혼주 줄을 아예 빼는 건 한쪽에만 故가 붙는 게 마음 쓰일 때 고르는 방식이에요. 신랑 쪽도 같이 빼고 두 분 성함만 두는 거예요. 상대 집안에 이유를 미리 말씀드리면 서운해하지 않으세요.
故 한 글자, 어디에 어떻게 붙일까
故는 성함 바로 앞에 한 칸 띄어 붙여요. 故김정호처럼 붙이면 휴대폰 화면에서 글자가 뭉쳐 보이고, 고(故) 김정호처럼 괄호를 넣으면 부고 기사처럼 딱딱해져요. 청첩장에서는 故 김정호가 제일 자연스러워요.
한자가 낯선 젊은 하객을 생각해 한글로 고 김정호라고 쓰는 집도 있어요. 그런데 한글 고는 앞뒤 글자에 따라 다른 낱말로 읽히기 쉬워요. 한자 그대로 두는 편이 오해가 적어요.
국화 그림을 성함 앞에 작게 넣는 방식도 있어요. 종이 청첩장에서 많이 쓰던 표기예요. 모바일 청첩장에서는 글꼴에 따라 꽃 기호가 네모로 깨져 보이기도 하니, 쓰실 거라면 여러 휴대폰에서 열어 봐 주세요.
순서는 바꾸지 않아요. 아버지 성함, 어머니 성함 순서를 그대로 두고 돌아가신 분 앞에만 故를 붙여요. 돌아가신 분을 뒤로 빼면 오히려 그 자리가 눈에 띄어요.
양쪽 부모님이 모두 안 계시다면
한쪽 집안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면 故가 두 번 나란히 붙어요. 그대로 쓰셔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아요. 故 김정호 · 故 이미경의 딸 서연. 두 분 다 함께 모셨다는 마음이 그대로 보여요.
그 모습이 무겁게 느껴지면 혼주 줄을 빼고 신랑님 신부님 성함만 두시거나, 키워 주신 분을 혼주로 모시는 집도 있어요. 할머님이나 큰아버님이 혼주 자리에 서시는 경우예요. 이때는 관계가 드러나게 써 주시면 하객이 헷갈리지 않아요.
할머니 손에서 자란 손녀 서연이 좋은 사람을 만나 새 가정을 이룹니다. 오셔서 저희 할머니 손 한 번 잡아 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재혼 가정이라면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신 뒤 재혼하셨다면, 지금 곁에 계신 분을 혼주로 쓰는 게 보통이에요. 돌아가신 분 성함까지 같이 넣을지는 집집마다 달라요. 새어머님이나 새아버님 마음도 함께 헤아려야 해서, 신랑님 신부님 혼자 정하지 마시고 부모님과 같이 정하시는 게 좋아요.
표기 줄에는 지금 계신 부모님만 적고, 돌아가신 분은 인사말이나 편지 끝에 한 줄로 기억하는 방법도 있어요. 표기 줄은 지금의 가족을 보여 주고, 그리움은 글이 맡는 거예요.
인사말에 그리움을 담고 싶다면
표기만으로는 다 못 하는 말이 있어요. 그럴 땐 인사말 끝이나 편지에 한두 줄만 넣어 보세요. 길어지면 결혼식 청첩장이 추모 글처럼 무거워져요. 짧을수록 오래 남아요.
아버님을 떠올리며
이 길을 같이 걸어 주셨으면 했던 아빠가 요즘 자꾸 생각나요. 어디선가 웃고 계실 거라 믿고, 씩씩하게 걸어 들어갈게요.
어머님을 떠올리며
엄마가 제일 보고 싶어 하던 날이에요. 엄마 몫까지 저를 챙겨 주신 이모들, 엄마 친구분들께 그래서 더 고맙습니다.
남아 계신 부모님께
혼자서 두 사람 몫을 해 주신 엄마 덕분에 여기까지 왔어요. 이제는 저희 둘이 엄마 곁을 든든하게 지킬게요.
그리움 옆에 남아 계신 분께 드리는 고마움을 한 줄 붙이면 글이 슬픔으로 끝나지 않아요. 그 줄을 읽은 하객분들이 식장에서 어머님 손을 한 번 더 잡아 주세요.
연락처와 계좌는 꼭 다시 보세요
모청에는 혼주 연락처와 마음 전할 곳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돌아가신 분 칸의 전화번호는 비워 두세요. 번호가 남아 있으면 소식을 모르는 지인분이 전화를 거실 수 있어요. 쓰시던 번호를 다른 가족이 이어 쓰고 있다면 더 조심하셔야 해요.
계좌도 마찬가지예요. 돌아가신 분 명의 계좌는 빼고, 남아 계신 부모님이나 혼주를 맡으신 분 계좌로 바꿔 주세요. 혼주 줄을 뺐다면 신랑님 신부님 계좌만 두셔도 돼요.
흔한 실수
두 분끼리만 정하는 것. 편집 화면 앞에서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은 알아요. 그래도 표기는 남아 계신 부모님 얼굴과 함께 기억돼요. 전화 한 통이면 돼요.
한자 변환에서 다른 글자가 들어가는 것. 고를 한자로 바꾸다 옛 고 자인 古가 들어가는 일이 있어요. 모양이 비슷해서 그냥 지나치기 쉬워요. 보내기 전에 글자를 크게 키워 한 번 확인해 주세요.
종이와 모바일 표기가 다른 것. 종이 청첩장에는 故를 붙이고 모바일청첩장에는 성함만 두면, 둘 다 받으신 분이 어느 쪽이 맞는지 헷갈려하세요. 한쪽을 정했다면 다른 쪽도 똑같이 맞춰 주세요.
인사말이 추모 글이 되는 것. 마음이 깊을수록 글이 길어져요. 그리움은 두 줄이면 충분하고, 나머지는 오늘의 두 분 이야기로 채워 주세요.
보내기 전에 한 번 더
- 남아 계신 부모님께 표기 방식을 여쭤봤어요
- 故가 성함 바로 앞에 한 칸 띄어 들어가 있어요
- 故 대신 古가 들어가지 않았어요
- 아버지, 어머니 순서가 그대로예요
- 돌아가신 분 연락처가 비어 있어요
- 계좌가 지금 받으실 분 명의로 바뀌었어요
- 종이 청첩장과 표기가 같아요
자주 묻는 질문
故를 붙이면 하객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청첩장에서 오래 써 온 표기라 어른들은 익숙하게 읽으세요. 오히려 돌아가신 분까지 함께 모셨다는 걸 알아보시고 마음을 더 써 주시는 분이 많아요.
故 대신 하늘에 계신 아버지라고 써도 되나요?
표기 줄에 넣으면 길어지고 다른 성함들과 모양이 맞지 않아요. 표기 줄은 故로 두시고, 하늘에 계신 아빠처럼 부르고 싶은 말은 인사말이나 편지 쪽에 담아 주세요. 그쪽에서는 훨씬 자연스럽게 읽혀요.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예식을 미루는 집도 있고, 생전에 바라시던 날이라 그대로 올리는 집도 있어요.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 어려워요. 그대로 올리신다면 청첩장은 화려한 효과를 줄이고 차분한 디자인으로 고르시는 편이 마음이 편하실 거예요. 인사말에 그 사정을 길게 적지 않으셔도 가까운 분들은 다 알고 오세요.
상대 집안에서 故 표기를 꺼리세요.
결혼식 청첩장에 故가 들어가는 걸 낯설어하시는 어른도 계세요. 그럴 땐 혼주 줄을 빼고 신랑님 신부님 성함만 두거나, 종이 청첩장과 모바일 청첩장 모두 계신 분만 적는 쪽으로 양가가 함께 맞추는 방법이 있어요. 어느 쪽이든 남아 계신 부모님이 괜찮다고 하셔야 해요.
메리필름 에디터에서는 아버지, 어머니 성함 아래 故人 표시를 체크하시면 성함 앞에 故가 붙고, 혼주 연락처에서 그분 전화번호는 보이지 않게 해 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