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 모임, 누구까지 언제 어떻게 해야 서운하지 않을까

·메리필름

청첩장을 링크로 보내는 시대지만, 밥 한 끼 사면서 직접 건네는 마음은 아직 따라올 게 없어요. 그래서 청첩장 모임은 아직도 다들 챙겨요.

문제는 주말이 몇 번 안 남았다는 거예요. 달력을 펴 놓고 세어 보면 만나고 싶은 사람은 스무 팀인데 비어 있는 저녁은 여덟 번이에요. 누구를 언제 만날지부터 정해야 덜 지쳐요.

언제 시작할까

보통 예식 두 달 전쯤 시작해서 한 달 전쯤 마무리해요. 모임이 많으면 주말이 금방 차니까, 날짜가 정해지면 어른들과 가까운 친구부터 먼저 약속을 잡는 게 좋아요.

시기만나는 분방식
두 달 전쯤친척 어른, 은사님찾아뵙고 인사
6~7주 전가장 가까운 친구들여유 있는 저녁
5~6주 전동창, 동아리 같은 모임여럿이 한 번에
4~5주 전회사점심이나 커피
한 달 전부터못 만난 분들모바일 청첩장과 인사

순서는 집마다 바뀌어도 돼요. 지켜야 할 건 뒤쪽이에요. 예식 2~3주 전은 드레스 가봉, 식순 확인 같은 일로 평일 저녁까지 다 차요. 그때까지 모임이 남아 있으면 두 분 다 얼굴이 상해요.

누구까지 만날까

전부 만날 수는 없어요. 그게 정상이에요. 꼭 얼굴 보고 말하고 싶은 사람, 내 결혼식에 와 줬으면 하는 마음이 큰 사람부터 정하세요.

하객 명단을 먼저 쓰고, 이름 옆에 표시를 해 보세요. 직접 만날 사람, 전화나 메시지로 인사하고 모바일 청첩장을 보낼 사람, 이렇게 둘로만 나눠도 달력이 훨씬 가벼워져요. 축사나 사회, 축가를 부탁한 분은 무조건 만나는 쪽이에요. 부탁은 청첩장 모임보다 먼저, 따로 드리는 게 예의고요.

친척 어른께는 부모님과 같이 찾아뵙는 경우가 많아요. 이쪽은 부모님 일정에 맞춰야 하니 제일 먼저 날짜를 잡으세요.

회사는 팀 점심이나 커피 한 잔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요. 직속 상사께는 팀에 알리기 전에 먼저 말씀드리세요. 다른 사람 입으로 먼저 듣게 되면 서운해하세요.

몇 명씩, 어디서

서로 아는 사이끼리 묶어서 한 번에 네 명에서 여섯 명 정도가 편해요. 그보다 많으면 끝자리에 앉은 친구와는 인사만 하고 헤어지게 돼요. 서로 모르는 친구들을 한자리에 부르면 두 분이 대화를 이어 붙이느라 식사를 못 하세요.

장소는 소문난 맛집보다 조용한 식당이 나아요. 옆 테이블 소리에 묻혀서 결혼 이야기를 세 번씩 다시 하게 되는 곳은 피하세요. 예약이 되는 곳, 오는 사람들 사이 가운데쯤인 곳이면 충분해요.

날짜는 후보를 두세 개 먼저 내고 고르게 하세요. 언제 되냐고 열어 두면 날짜 맞추는 데만 일주일이 가요. 아이가 있는 친구들은 저녁보다 주말 점심이 편해요. 집 근처로 찾아가겠다고 하면 더 고마워해요.

예비 배우자와 같이 나가야 하는지도 많이들 고민하시는 부분이에요. 친구들이 아직 얼굴을 못 봤다면 같이 가는 게 좋아요. 결혼식 날 처음 보는 것보다 훨씬 반가워해요. 이미 잘 아는 사이거나 회사 모임이라면 혼자 가셔도 괜찮아요.

계산은 누가

청첩장을 주는 쪽이 사는 게 일반적이에요. 그렇다고 비싼 곳일 필요는 없어요.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곳이면 충분해요. 친구들이 이번엔 우리가 살게 하면 고맙게 받아도 괜찮아요.

모임 횟수가 정해지면 한 번에 얼마쯤 쓸지도 미리 잡아 두세요. 결혼 준비 예산에서 은근히 빠지는 항목이에요. 저녁 모임 몇 번을 점심이나 브런치로 바꾸기만 해도 부담이 꽤 줄어요. 2차까지 다 사야 한다는 법은 없어요. 밥은 내가 살게, 커피는 너희가 사 줘, 정도가 서로 편해요.

약속 잡을 때 꺼내는 말

만나자는 연락이 제일 어색해요. 결혼한다는 말을 먼저 하고, 밥을 사고 싶다고 하면 돼요. 이유를 숨기고 그냥 보자고 하면 상대는 무슨 일인지 짐작하느라 더 불편해요.

친한 친구들 단톡방에

얘들아 나 드디어 날 잡았어!! 11월 둘째 주 토요일이야. 청첩장 주면서 밥 한번 사고 싶은데, 이번 달 금요일 저녁 중에 되는 날 있어?

오랜만에 연락하는 친구에게

잘 지내지? 너무 오랜만에 이런 소식으로 연락해서 미안해. 나 가을에 결혼해. 얼굴 보고 직접 말하고 싶어서, 시간 될 때 밥 한번 먹자!

회사 선배께

선배님, 저 다음 달에 결혼하게 됐습니다. 제일 먼저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이번 주 점심 한번 대접하고 싶은데 편하신 날 알려 주세요.

오랜만인 사이라면 상대가 부담스럽지 않게 빠져나갈 틈도 같이 주세요. 바쁘면 청첩장만 보내도 될까 하고 한 줄 붙이면, 거절하는 쪽도 덜 미안해요.

모임에서 챙길 것

모바일 청첩장 링크를 그 자리에서 보여 주면 반응이 좋아요. 사진도 같이 보고, 그날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오거든요. 헤어지고 나서 링크를 한 번 더 보내 두면 날짜를 잊지 않아요.

링크는 다음 날 고맙다는 인사와 같이 보내면 자연스러워요.

모임 다음 날

어제 나와 줘서 진짜 고마워! 오랜만에 실컷 웃었다 ㅎㅎ 청첩장 링크 다시 보내 둘게. 그날 보자!

종이 청첩장을 준비하셨다면 봉투에 받는 분 성함을 미리 써 가세요. 그 자리에서 쓰는 것과는 받는 느낌이 달라요. 주는 때는 음식이 나오기 전이 좋아요. 다 먹고 일어나면서 건네면 숙제를 끝내는 것처럼 보여요.

참석 여부는 그 자리에서 캐묻지 마세요. 링크 안의 참석 여부 버튼을 눌러 달라고만 하면 돼요. 메리필름은 답이 자동으로 모이고 엑셀로도 받을 수 있어서, 누가 온다고 했는지 따로 적어 둘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결혼 준비 힘든 이야기만 하다 오지 마세요. 친구들은 축하하러 나온 거라, 두 시간 내내 예식장 견적 이야기를 듣고 가면 지쳐요. 상대 근황을 묻는 시간이 절반은 돼야 해요.

못 만나는 사람에게

만나지 못한 분께 모바일 청첩장만 툭 보내면 받는 쪽은 나는 만날 사람은 아니었구나 하고 읽어요. 직접 못 만나서 미안하다는 말 한 줄이 있고 없고가 꽤 달라요.

시간을 못 맞춘 친구에게

직접 만나서 전하고 싶었는데 시간을 못 맞춰서 너무 아쉬워. 청첩장 먼저 보낼게. 그날 얼굴 보면 진짜 반가울 것 같아!

멀리 사는 친구에게

내려가서 밥 한번 사고 싶었는데 준비하다 보니 도저히 시간이 안 났어 ㅠㅠ 미안해. 먼 길이라 부담 갖지 말고, 소식만이라도 꼭 전하고 싶었어. 식 끝나고 내가 놀러 갈게!

어른께

찾아뵙고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인데 이렇게 글로 먼저 인사드려 죄송합니다. 저희 결혼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식을 마치고 꼭 인사드리러 가겠습니다.

하다 보면 생기는 일들

  • 한 모임만 빼먹는 일. 같은 동창인데 누구는 밥을 얻어먹고 누구는 링크만 받으면 말이 돌아요. 묶음 단위로 정하세요
  • 예식 3주 전 안쪽까지 미루는 일. 그때는 만나도 두 분이 피곤해서 얼굴에 다 보여요
  • 청첩장을 안 가져가는 일. 믿기지 않지만 꽤 많아요. 가방에 몇 장 넣어 다니세요
  • 밥을 샀으니 당연히 올 거라고 믿는 일. 사정이 생겨 못 오는 사람은 꼭 있어요. 마음을 비워 두는 편이 덜 다쳐요
  • 모임이 끝난 뒤 링크를 안 보내는 일. 종이 청첩장은 서랍에 들어가고, 당일에 길을 찾는 건 휴대폰이에요

약속을 잡기 전에 이것만 확인해 보세요.

  • 하객 명단에 직접 만날 사람을 표시했다
  • 축사, 사회, 축가를 부탁한 분은 먼저 따로 만났다
  • 직속 상사께는 팀보다 먼저 말씀드렸다
  • 같은 모임 안에서 빠진 사람이 없다
  • 마지막 모임이 예식 3주 전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 모임에 쓸 돈을 대략 잡아 두었다
  • 모바일 청첩장 링크가 완성돼 있어 그 자리에서 보여 줄 수 있다
  • 못 만나는 분께 보낼 인사말을 따로 써 두었다

자주 묻는 질문

모임 없이 링크만 보내면 실례인가요?

실례는 아니에요. 요즘은 그렇게 받는 일이 흔해요. 다만 링크만 오는 것과, 직접 못 만나 미안하다는 인사와 같이 오는 것은 받는 기분이 달라요. 가까운 분께는 전화 한 통을 먼저 하시면 더 좋아요.

친구들이 사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죠?

한 번쯤 사양하고, 그래도 사겠다고 하면 고맙게 받으세요. 축하의 뜻으로 사 주는 거라 끝까지 밀어내면 오히려 머쓱해해요. 다음에 신혼집에 불러서 갚으면 돼요.

청첩장 모임을 했는데 그 친구가 못 온대요.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해요. 그래도 밥은 그 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산 거라고 생각하시는 게 편해요. 못 온 친구가 나중에 따로 축하하겠다고 하면 그 약속을 받아 주세요.

술자리로 해도 되나요?

괜찮아요. 다만 술이 길어지면 청첩장 건넬 때를 놓치니 자리에 앉자마자 먼저 드리세요. 술을 안 마시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밥집으로 잡는 쪽이 모두 편해요.

종이 청첩장 없이 해도 괜찮을까요?

친구들 사이에서는 충분해요. 그 자리에서 휴대폰으로 같이 넘겨 보는 것도 꽤 즐거워요. 어른들께는 종이를 드리는 편이 아직은 무난해요.

모임을 다 돌고 나면 지치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그 저녁들에 만난 사람들이 그날 제일 크게 박수 쳐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