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 부모님 성함 순서, 아버지 먼저일까 신랑 집안 먼저일까

·메리필름

시안 파일을 양가 부모님께 보내 드리고 한 시간쯤 지나 아버님께 전화가 와요. 축하 말씀인 줄 알았는데 첫마디가 "우리 이름이 왜 밑에 있냐"예요. 두 분은 디자인이 예쁜지만 봤지 성함이 몇 번째 줄에 있는지는 생각도 못 했어요.

청첩장에서 부모님 성함 줄은 글자 수로 치면 얼마 안 돼요. 그런데 어른들은 그 줄부터 읽으세요. 누구 이름이 먼저 나오는지, 장남인지 차남인지, 성함 한 글자가 맞는지. 두 분께는 작은 칸이어도 부모님께는 집안을 소개하는 자리라서 그래요.

한 줄이 어떻게 생겼나

청첩장 부모님 표기는 보통 이런 모양이에요.

박상우 · 최은숙의 장남 준호 김영수 · 정미란의 차녀 서연

한 줄 안에 들어가는 것을 나눠 보면 이래요.

자리들어가는 것예
맨 앞아버지 성함박상우
가운뎃점 뒤어머니 성함최은숙
의 뒤서열장남, 차녀, 아들, 딸
맨 끝신랑 신부 이름준호, 서연

신랑 신부는 성을 빼고 이름만 쓰는 게 흔해요. 바로 앞에 아버지 성함이 있어서 성이 겹쳐 보이거든요. 성까지 넣는 집도 있는데, 그럴 땐 위아래 두 줄 모두 같은 방식으로 맞춰 주세요.

아버지 먼저, 어머니 나중

오래 써 온 관습은 아버지 성함을 앞에 두는 거예요. 종이 청첩장이든 모청이든 대부분 이 순서고, 어른들도 이 모양을 가장 익숙하게 읽으세요.

요즘은 어머니 성함을 앞에 두는 집도 가끔 있어요. 어머님 혼자 키우셨거나 집안 일을 어머님이 이끌어 오셨다면 그 순서가 더 자연스러울 수 있어요. 다만 한쪽 집만 순서를 바꾸면 위아래 줄이 어긋나 보여요. 바꾸신다면 상대 집안에도 이유를 말씀드리고 같이 맞추는 편이 서로 편해요.

어머님 성을 잘못 적는 실수도 자주 나와요. 우리나라는 결혼해도 성이 바뀌지 않으니 어머님은 어머님 성 그대로예요. 시어머님을 박은숙으로 적었다가 최은숙으로 고치는 일이 생각보다 많아요.

신랑 집안이 먼저일까

보통은 신랑 쪽 줄을 위에, 신부 쪽 줄을 아래에 둬요. 가로로 나란히 놓는 디자인이라면 신랑 쪽이 왼쪽이에요. 예식장 하객석도 신랑측이 왼쪽인 곳이 많아서, 어른들 눈에는 이 순서가 맞게 보여요.

모바일 청첩장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 읽어서 위에 있는 줄이 먼저 눈에 들어와요. 종이처럼 펼쳐 놓고 한눈에 보는 게 아니라서 순서가 더 또렷하게 느껴져요. 종이에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순서가 휴대폰 화면에서 이야기가 되기도 하는 이유예요.

그렇다고 언제나 그래야 하는 건 아니에요.

상황많이 하는 방식
양가가 한 장을 같이 쓸 때신랑 쪽 위, 신부 쪽 아래
신부 쪽 하객용을 따로 만들 때신부 쪽을 먼저 두기도 해요
혼주 이름으로 보내는 혼주용보내는 집안 성함을 앞에
혼주 줄 없이 두 분 이름만신랑 신부 순서 그대로

순서를 바꾸고 싶으시면 시안을 고르기 전에 양가에 먼저 여쭤 보세요. 다 만든 뒤에 한쪽 부모님께 순서 얘기를 꺼내면, 이미 정해진 걸 통보받는 기분이 드실 수 있어요.

장남, 차녀, 그냥 아들

의 뒤에 붙는 말은 서열이에요. 첫째 아들은 장남, 둘째 딸은 차녀처럼 쓰는 거예요. 어른들은 이 한 단어로 집안 사정을 대강 짐작하세요.

상황많이 쓰는 표기
첫째 아들, 첫째 딸장남, 장녀
둘째, 셋째차남, 삼남 / 차녀, 삼녀
외동장남, 장녀 또는 아들, 딸
넷째 이후나 순서를 밝히기 싫을 때아들, 딸

외동은 집안마다 갈려요. 첫째이니 장남이라고 쓰는 집도 있고, 형제가 없는데 장남은 어색하다며 아들로 쓰는 집도 있어요. 둘 다 틀리지 않아요. 부모님이 늘 하시던 말로 고르시면 돼요.

딸만 둘인 집에서 둘째를 차녀로 쓸지 막내딸로 쓸지 고민하시는 분도 많아요. 청첩장에서는 차녀가 훨씬 흔해요. 막내라는 말은 정이 있지만 표기 줄에서는 모양이 튀어요.

집안마다 다른 이유

같은 동네에서 같은 해에 결혼해도 표기가 다른 건, 집안마다 지켜 온 것이 달라서예요. 종가처럼 예법을 꼼꼼히 따지는 집은 서열과 순서를 엄격하게 보시고, 성당이나 교회 결혼식이면 세례명을 함께 적는 집도 있어요. 부모님이 따로 지내시면 누구 성함을 넣을지부터가 고민이고요.

그래서 이 줄은 인터넷 예시보다 부모님 말씀이 먼저예요. 여쭐 때는 이렇게 꺼내 보세요.

엄마, 청첩장 시안 나왔는데 이름 순서 한번 봐 줄래? 아빠 엄마 순서랑 장남이라고 쓴 거, 이렇게 해도 괜찮은지 궁금해서.
어머님, 청첩장에 성함 들어가는 부분 먼저 보여 드리고 싶어서요. 혹시 다르게 쓰고 싶으신 게 있으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상대 부모님께는 두 분 중 그 집 자녀가 여쭤보는 게 자연스러워요. 신부님이 시아버님께 직접 순서 얘기를 꺼내면 어른도 대답하기 조심스러워하세요.

부모님이 따로 지내신다면

부모님이 이혼하셨거나 한 분과만 연락하고 지낸다면, 지금 혼주로 서실 분 성함만 적는 게 보통이에요. 최은숙의 아들 준호처럼요. 서열을 빼고 아들, 딸로 쓰면 한 분 성함만 있어도 모양이 덜 비어 보여요.

재혼하신 부모님이라면 지금 곁에 계신 분과 함께 적는 게 보통이에요. 새어머님 성함을 넣을지 친어머님 성함을 넣을지는 여러 분 마음이 걸린 문제라서, 아버님과 먼저 조용히 이야기해 보세요. 혼주석에 앉으실 분과 청첩장 성함이 같아야 하객분들이 헷갈리지 않아요.

두 분 다 식에 오시고 사이가 원만하시면 두 분 성함을 모두 넣는 집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신랑님 신부님 혼자 정하지 마시고, 성함이 들어가는 분들께 각각 여쭤 주세요. 돌아가신 부모님 표기는 고인 표기 글에 따로 적어 두었어요.

성함 한 글자와 띄어쓰기

부모님 성함 사이에는 가운뎃점을 넣어요. 쉼표나 그리고를 쓰면 문장처럼 길어지고, 아무것도 없으면 두 성함이 붙어 읽혀요.

외자 이름이나 두 글자 성은 특히 다시 보세요. 남궁 같은 성은 이름 칸에서 한 글자씩 끊겨 들어가기 쉽고, 외자 이름은 뒤에 오는 의와 붙어 다른 낱말처럼 보이기도 해요. 종이 청첩장에 한자 성함을 넣는 집이라면 부모님 주민등록증을 보고 한 자씩 맞춰 주세요. 비슷한 한자가 정말 많아요.

흔한 실수

상대 부모님 성함을 소리로만 들은 것. 상견례 때 들은 대로 적으면 받침 하나가 틀리기 쉬워요. 꼭 글자로 받아 두세요.

종이와 모바일 표기가 다른 것. 종이에는 장남, 모바일청첩장에는 아들로 나가면 둘 다 받으신 어른이 어느 쪽이 맞는지 물어보세요.

서열이 바뀌어 들어간 것. 차남인데 장남으로 나가면 형님 쪽 어른들이 먼저 알아보세요.

가운뎃점 대신 다른 기호를 쓴 것. 휴대폰 글꼴에 따라 물음표나 네모로 깨져 보이기도 해요. 보내기 전에 아이폰과 갤럭시에서 한 번씩 열어 보세요.

고친 시안을 상대 집에 다시 안 보여 드린 것. 한쪽 부모님 말씀대로 순서를 바꿨다면 바뀐 시안을 다른 쪽 부모님께도 한 번 더 보내 드리세요. 식장에서 처음 보시면 서운해하실 수 있어요.

보내기 전에

  • 양가 부모님께 성함과 순서를 직접 확인받았다
  • 어머님 성을 어머님 성 그대로 적었다
  • 신랑 쪽, 신부 쪽 순서를 양가가 알고 있다
  • 서열이 맞고, 위아래 줄이 같은 방식이다
  • 종이 청첩장과 모청 표기가 같다
  • 다른 휴대폰에서도 가운뎃점이 깨지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신부 쪽을 먼저 쓰면 실례인가요?

실례까지는 아니에요. 다만 어른들 눈에 익은 순서가 아니라서 이유를 궁금해하실 수 있어요. 신부 쪽 하객용을 따로 만드는 경우라면 그쪽을 먼저 두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워요.

부모님 성함을 아예 빼도 되나요?

돼요. 두 분 이름만 두는 청첩장도 많아요. 대신 부모님 지인분들께는 누구 집 결혼인지 알아보기 어려우니, 보내실 때 부모님 성함을 한마디 붙여 드리세요.

외동인데 장남과 아들 중 어느 쪽이 더 예의 바른가요?

예의의 차이는 없어요. 부모님이 남들께 아이를 소개하실 때 쓰시던 말을 따르시면 돼요.

양가 부모님 의견이 다르면요?

두 분이 중간에서 한 번에 정하려 하지 마시고, 각자 자기 부모님과 먼저 이야기해 보세요. 대개는 아버지 먼저, 신랑 쪽 먼저라는 익숙한 모양으로 돌아와요. 그래도 어렵다면 혼주 줄을 빼고 두 분 이름만 두는 방법도 있어요.

세례명을 같이 적어도 되나요?

적으셔도 돼요. 성당 결혼식에서는 성함 옆에 세례명을 함께 두는 집이 많아요. 한쪽 집만 넣으면 위아래 줄 길이가 달라지니 상대 집안에도 넣으실지 여쭤보세요.

메리필름 에디터에서는 장남, 차녀, 아들, 딸 같은 서열을 골라 넣으실 수 있고, 돌아가신 분은 故人 표시를 체크하시면 성함 앞에 故를 붙여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