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장부 정리, 봉투 꾸러미 앞에서 덜 막막하려면
·메리필름

예식이 끝난 밤, 침대 위에 축의대에서 받아 온 가방을 쏟아요. 고무줄로 묶인 봉투 다발이 몇 개, 축의대 명부 한 권, 그리고 휴대폰에는 낮부터 쌓인 입금 알림이 길게 내려가 있어요. 봉투 하나를 집어 뒤집어 보니 아무것도 안 적혀 있어요. 이건 누가 주신 걸까.
축의금 장부는 그날 들어온 마음을 한 표에 옮겨 적는 일이에요. 귀찮아서 미루기 쉬운데, 이 표가 쓰이는 때는 오늘이 아니라 몇 년 뒤예요. 대학 동기가 결혼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그 친구가 우리 때 얼마를 해 줬는지 찾아볼 곳이 여기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장부는 예쁘게보다 나중에 찾기 쉽게 만드는 게 맞아요.
봉투는 누구와, 언제 뜯을까
축의대를 맡아 준 분들은 보통 식이 끝나자마자 양가에 가방을 건네요. 이때 명부와 봉투를 같이 받으셨는지 꼭 확인하세요. 명부만 부모님 가방에 들어가 있는 일이 자주 있어요.
뜯는 날은 예식 다음 날이나 그다음 날이 좋아요.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뒤로 미루면 봉투를 누가 어디에 뒀는지부터 헷갈리고, 누가 계좌로 보냈는지 기억도 흐려져요. 여행을 바로 떠나신다면 봉투는 부모님 댁에 맡기고, 돌아와서 함께 여는 집이 많아요.
같이 뜯을 분은 그 측 축의금을 받으실 분이에요. 혼주 손님 봉투가 섞여 있으니 부모님과 함께 앉는 게 편해요. 두 분 중 한 분은 봉투를 열고 금액을 부르고, 다른 한 분은 받아 적으면 손이 덜 엉켜요. 혼자 다 하려면 봉투를 열었다 적었다 하다가 방금 연 봉투를 다시 세게 돼요.
장부에 적어 둘 칸
칸을 많이 만들면 적다가 지쳐요. 나중에 꼭 찾을 것만 남기세요.
| 칸 | 왜 필요할까 | 적는 예 |
|---|---|---|
| 성함 | 나중에 찾는 기준이에요 | 김지윤 |
| 구분 | 신랑측인지 신부측인지 | 신부측 |
| 금액 | 돌려드릴 때 기준이 돼요 | 10만 원 |
| 받은 방법 | 봉투인지 계좌인지 | 계좌 |
| 관계 | 같은 성함을 가려 줘요 | 회사 마케팅팀 |
| 메모 | 함께 낸 분, 선물 | 남편분과 함께 |
| 인사 | 감사 인사를 드렸는지 | 드림 |
관계 칸은 꼭 채우세요. 성함만 적어 두면 3년 뒤엔 이 김지윤이 고등학교 친구인지 거래처 분인지 모르게 돼요. 대학 동기, 전 회사, 엄마 친구처럼 짧게만 적어도 충분해요.
메모 칸은 금액 말고 남기고 싶은 걸 적는 자리예요. 축사를 해 준 친구, 멀리 부산에서 와 주신 이모, 축의금 대신 커피머신을 보내 준 동기 모임 같은 것들이요. 나중에 장부를 다시 열었을 때 숫자보다 이 메모가 먼저 눈에 들어와요.
봉투를 뜯는 순서
축의대 명부를 먼저 펴세요. 축의대를 맡은 분이 봉투를 받으면서 성함을 적고, 봉투에 번호를 매겨 두는 경우가 많아요. 그 번호대로 뜯으면 명부와 봉투가 한 줄씩 맞아떨어져요.
번호가 없다면 다발째로 하나씩 열되, 봉투를 장부에 적고 나면 바로 다른 쪽으로 옮겨 두세요. 연 봉투와 안 연 봉투가 한 무더기에 섞이는 게 제일 흔한 사고예요.
금액은 봉투에 적힌 숫자가 아니라 안에 든 돈으로 적어요. 봉투 앞에 금액을 적어 오시는 분도 계신데 가끔 다를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안에 든 금액을 적고 메모에 한 줄 남겨 두세요. 굳이 그분께 여쭤볼 일은 아니에요.
다 적었으면 장부 합계와 실제로 세어 본 현금이 맞는지 봐 주세요. 안 맞으면 대개 한 봉투를 두 번 적었거나 하나를 빠뜨린 거예요. 그날 바로 맞춰 두셔야 나중에 다시 찾지 않아요.
계좌로 받은 축의금 맞추기
요즘은 모바일청첩장 계좌 안내를 보고 보내 주시는 분이 많아서, 봉투만큼 계좌 입금도 챙겨야 해요. 은행 앱에서 청첩장을 보내기 시작한 날부터 예식 일주일 뒤까지 기간을 정해 거래 내역을 보세요. 예식 당일만 보면 미리 보내 주신 분들이 빠져요.
입금자 이름이 성함과 다른 경우가 꽤 있어요. 배우자 이름으로 보내셨거나, 가게 이름이 찍혔거나, 성함 뒤에 축하해 같은 말을 붙여 이름이 잘린 경우예요. 이럴 땐 그 시각 앞뒤로 받은 카톡을 찾아보세요. 보내고 나서 축하 메시지를 같이 남기시는 분이 많아서 대부분 거기서 풀려요.
그래도 모르겠는 입금은 장부에 입금자 이름 그대로 적고 메모에 날짜와 시각을 남겨 두세요. 나중에 지인이 혹시 받았냐고 물으면 그때 바로 찾으실 수 있어요.
| 입금자 표시 | 이렇게 찾아보세요 |
|---|---|
| 배우자 이름 | 부부 지인이면 그 친구 이름으로 장부에 |
| 가게나 회사 이름 | 그날 카톡에서 축하 메시지를 보낸 분 |
| 이름이 잘림 | 앞 두세 글자로 연락처 검색 |
| 전혀 모르는 이름 | 부모님 지인일 수 있으니 여쭤보기 |
애매한 봉투들
이름 없는 봉투. 축의대 명부에 성함이 있는데 봉투에 없다면 번호로 맞춰 보세요. 번호도 없으면 장부에 이름 모름으로 적어 두고, 명부에서 짝이 안 맞는 성함을 따로 표시해 두세요. 나중에 그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면서 자연스럽게 확인되는 일이 많아요.
모임 이름 봉투. 동아리나 동기 모임처럼 여럿이 한 봉투로 낸 경우, 안에 쪽지가 들어 있는지 먼저 보세요. 쪽지가 있으면 사람마다 한 줄씩 나눠 적고, 없으면 모임 이름으로 한 줄에 적은 뒤 메모에 아는 이름을 남기세요.
부부가 함께 낸 봉투. 내가 아는 쪽 성함으로 적고, 메모에 배우자분 성함을 같이 적어 두세요. 그분 댁 경조사가 배우자분 쪽일 수도 있어요.
대신 내 주신 봉투. 친구가 못 온 다른 친구 몫까지 들고 오는 일이 많아요. 봉투에 적힌 사람 이름으로 적어야 해요. 들고 온 친구 이름으로 적으면 나중에 두 사람 모두에게 엉뚱한 인사를 하게 돼요.
같은 성함이 둘. 관계 칸이 여기서 쓰여요. 성함 옆에 회사, 동네, 학교를 붙여 두면 다시 헷갈릴 일이 없어요.
혼주 손님 축의금은 따로 표시해 두세요
부모님 지인분들이 내신 축의금은 대부분 부모님이 받으시고, 나중에 그분들 경조사도 부모님이 챙기세요. 그래서 장부를 하나로 만들더라도 혼주 손님인지는 표시해 두는 게 좋아요. 관계 칸에 아빠 지인, 엄마 교회처럼 적어 두시면 돼요.
축의금을 어떻게 나눌지는 집집마다 달라요. 혼주 손님 몫은 부모님께 드리는 집도 있고, 예식 비용에 먼저 보태는 집도 있어요. 장부를 펴기 전에 양가 부모님과 한 번 이야기해 두시면 봉투를 뜯는 자리에서 어색할 일이 없어요. 장부 정리는 그 이야기를 꺼낼 좋은 핑계이기도 해요.
부모님은 손으로 쓴 명부를 따로 갖고 계시고 싶어 하실 수도 있어요. 그럴 땐 장부를 엑셀로 뽑아 혼주 손님 줄만 보내 드리거나, 인쇄해서 드리면 좋아하세요.
감사 인사까지 장부에서
장부를 다 적었으면 이제 인사를 드릴 차례예요. 인사를 드릴 때마다 장부에 표시하세요. 한꺼번에 몰아서 보내면 누구에게 보냈는지 금세 잊어요.
순서는 와 주지 못하고 계좌로 마음을 보내 주신 분들이 먼저예요. 직접 얼굴을 보지 못했으니 잘 받았다는 말이 더 반갑거든요.
계좌로 보내 준 친구에게
축의금 잘 받았어 ㅠㅠ 바쁜데 못 와서 미안하다고 했던 거 오히려 내가 미안했어. 신혼여행 다녀와서 밥 살게, 사진도 그때 보여 줄게!
축의대를 맡아 준 사촌에게
언니 그날 진짜 고생 많았어. 명부까지 꼼꼼히 써 줘서 봉투 뜯는데 하나도 안 헷갈렸어. 언니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다음 주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회사 선배께
선배님, 바쁘신 와중에 와 주시고 마음까지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겁게 잘 다녀왔어요. 복귀하면 따로 인사드릴게요.
인사 문구는 같아도 괜찮지만 이름과 한 줄은 그분께 맞춰 바꾸세요. 그날 얼굴 본 게 반가웠다거나, 멀리서 와 주신 게 고마웠다거나요. 그 한 줄이 단체 문자처럼 보이지 않게 해 줘요.
장부 닫기 전에
- 봉투 합계와 세어 본 현금이 맞는지
- 계좌 입금을 청첩장 보낸 날부터 찾아봤는지
- 입금자 이름이 다른 줄에 메모를 남겼는지
- 이름 모름 봉투를 따로 표시했는지
- 혼주 손님 줄에 관계를 적었는지
- 장부 파일을 두 분이 같이 볼 수 있는 곳에 뒀는지
- 인사드린 분을 표시하고 있는지
마지막 항목이 생각보다 오래 남아요. 장부를 한 분 휴대폰에만 두면, 몇 년 뒤 다른 한 분이 찾을 때 물어볼 사람이 없어요.
흔한 실수
봉투를 버리고 나서 적는 것. 현금만 빼고 봉투를 먼저 버리면 금액 확인을 다시 할 수 없어요. 장부가 다 끝날 때까지 봉투는 다발째 모아 두세요.
축의금과 선물을 따로 적는 것. 현금 대신 선물을 주신 분은 장부에서 빠지기 쉬워요. 금액 칸은 비워 두더라도 줄은 꼭 만들고 메모에 무엇을 받았는지 적어 두세요.
부모님 계좌 입금을 잊는 것. 모청에 혼주 계좌를 함께 넣으셨다면 그쪽으로 들어온 축의금도 있어요. 부모님께 거래 내역을 확인해 달라고 따로 부탁드리세요.
나중에 한꺼번에 하려는 것. 장부는 하루에 끝내는 게 제일 쉬워요. 미룰수록 기억이 흐려지고 봉투를 둔 곳도 잊어요.
자주 묻는 질문
축의금 장부는 손으로 쓰는 게 좋을까요, 엑셀이 좋을까요?
나중에 찾기에는 엑셀이 편해요. 성함으로 바로 검색되고 합계도 저절로 나와요. 손으로 쓴 명부가 정겹다면 그대로 보관하시되, 한 번은 파일로 옮겨 두시길 권해 드려요. 종이 명부는 이사 한 번에 사라지기 쉬워요.
금액이 너무 적거나 많은 봉투가 있으면 어떡하죠?
장부에는 받은 대로 적고, 그 일로 따로 연락드리지 않는 게 보통이에요. 금액이 커서 마음이 쓰인다면 감사 인사를 조금 더 정성껏 드리거나, 나중에 그분 경조사 때 마음을 더하시면 돼요.
장부를 보고 나서 서운한 마음이 들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겪어요. 기대했던 친구가 오지 않았거나 금액이 마음과 달랐을 때요. 그럴 땐 장부를 덮고 하루쯤 지난 뒤 다시 보세요. 사정은 저마다 있고, 장부는 서로 주고받은 걸 기억하려고 적는 거지 사람을 재려고 적는 게 아니에요.
장부는 얼마나 보관하나요?
정해진 건 없어요. 다만 친구들 결혼이 이어지는 몇 년 동안은 계속 열어 보게 되니, 지우지 말고 두 분이 함께 볼 수 있는 곳에 남겨 두세요.
메리필름에서 모바일 청첩장을 만드셨다면 관리 화면의 축의금 장부에 성함과 금액, 신랑측·신부측을 적고 인사드린 분을 표시하실 수 있어요. 참석 응답을 주신 분들 성함을 미리 불러올 수 있고, 엑셀로 내려받거나 따로 정리하신 엑셀을 한 번에 올리실 수도 있어요. 계좌 입금은 은행 앱에서 확인하신 뒤 적어 주셔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