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청첩장 문구, 두 번째 시작을 담백하게 알리는 법

·메리필름

인사말 칸에 커서를 두고 한참 앉아 있어요. 처음 결혼할 때 쓰던 들뜬 문장은 손에 잘 안 붙고, 그렇다고 사정을 다 풀어 쓰자니 끝이 안 나요. 몇 줄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 보면 내가 지금 누구에게 무엇을 설명하려는 건지 헷갈려요.

재혼 청첩장이 어려운 건 문장이 어려워서가 아니에요. 받는 사람마다 알고 있는 사정이 달라서예요. 오래 곁을 지켜 준 친구는 다 알고, 회사 사람은 조금 알고, 먼 친척은 거의 몰라요. 한 장의 글로 이 모두에게 말을 걸어야 하니 손이 무거워져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내린 결론은 하나예요. 설명은 빼고, 고마움은 남기는 것.

재혼이라고 꼭 적어야 할까

적지 않는 쪽이 훨씬 흔해요. 청첩장은 앞으로의 소식을 전하는 글이지 지난 일을 밝히는 글이 아니에요. 아는 분은 이미 알고, 모르는 분께는 굳이 알려야 할 이유가 없어요.

반대로 숨기는 듯한 느낌이 싫어서 한 줄 담담하게 넣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땐 재혼이라는 낱말보다 다시, 새로이, 늦었지만 같은 말로 결을 드러내는 편이 부드러워요. 어느 쪽이든 정답은 없어요. 두 분이 편한 쪽을 고르시되, 한 사람만 편한 문장이 되지 않게 꼭 같이 읽어 보세요. 한 분은 처음 하는 결혼일 수도 있으니까요.

인사말은 짧게, 대신 진심 한 줄

재혼 청첩장 인사말은 보통 첫 결혼 때보다 짧아져요. 계절 이야기, 만남의 사연, 앞날의 다짐을 길게 늘어놓기보다 지금의 마음 한두 문장이면 돼요. 짧을수록 오히려 단단해 보여요.

어른들께도 무난한 말투

서로의 지난 시간을 아끼는 사람을 만나 이제 한 집에서 함께 걸어가려 합니다. 조촐한 자리에 오셔서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금 더 솔직하게

돌아보니 늘 곁에서 기다려 준 분들이 있었어요. 덕분에 다시 웃는 날을 맞게 됐습니다. 그 고마움을 직접 얼굴 보고 전하고 싶어 이 자리를 마련했어요.

두 분 모두 마음이 차분한 편이라면

거창하지 않게, 오래 함께하려고 합니다. 바쁘신 줄 알지만 잠깐 들러 축하해 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예시에서 보이듯 지난 일을 직접 꺼내지 않아도 결은 충분히 전해져요. 기다려 준 분들, 다시 웃는 날 같은 말 한마디가 아는 사람에게는 많은 걸 말해 주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냥 따뜻한 인사로 읽혀요.

아이가 있다면 아이에게 먼저

자녀가 있는 재혼이라면 청첩장보다 먼저 챙길 사람이 아이예요. 친구들이 링크를 받고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아이는 엄마 아빠에게서 직접 들어야 해요. 아이가 학교에 다닌다면 친구 부모님을 통해 먼저 소식을 듣는 일도 생기거든요.

청첩장에 아이 이름을 넣을지는 집마다 달라요. 새 가족이 함께 시작한다는 뜻으로 넣는 분도 있고, 아이를 바깥에 드러내고 싶지 않아 빼는 분도 있어요. 아이가 어느 정도 컸다면 물어보시는 게 가장 좋아요. 이름이 들어가는 걸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사진만 빼 달라는 아이도 있어요.

넣기로 했다면 이런 문장이 자연스러워요.

저희 두 사람과 아이 서윤이, 이제 셋이서 한 식구가 되었습니다. 새 가족의 첫걸음을 함께 봐 주세요.

아이 사진을 청첩장에 넣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모청 링크는 생각보다 멀리 돌아요. 부모님 친구분, 회사 단톡방까지 넘어가면 아이 얼굴이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이게 돼요. 얼굴이 크게 나온 사진보다는 뒷모습이나 손을 잡은 사진 정도가 덜 부담스러워요.

부모님 성함 줄은 빼도 돼요

재혼 청첩장에서는 혼주 줄을 아예 빼고 두 분 성함만 두는 경우가 많아요. 두 분이 이미 어른으로 오래 살아오셨고, 예식도 두 분이 주인이 되어 꾸리는 일이 흔해서예요.

상황많이 쓰는 표기
양가 부모님이 혼주로 서실 때첫 결혼처럼 부모님 성함과 서열
두 분이 직접 하객을 모실 때신랑 신부 성함만
한쪽만 재혼일 때처음 결혼하는 쪽 부모님 뜻을 먼저 여쭙기
아이와 함께 시작할 때두 분 성함 아래 아이 이름을 한 줄

한쪽만 재혼이라면 특히 조심스러워요. 처음 결혼하는 쪽 부모님께는 자식의 첫 결혼식이라, 성함을 넣고 장남, 장녀 표기까지 갖추고 싶어 하실 수 있어요. 그럴 땐 양쪽 줄을 다 넣되, 표기 방식만 위아래 똑같이 맞추면 어색하지 않아요. 부모님께 여쭐 때는 이렇게 꺼내 보세요.

엄마, 이번엔 우리가 직접 손님 모시는 식으로 하려고 해. 청첩장에 엄마 아빠 성함 넣을지 같이 정하고 싶어서. 엄마 생각은 어때?

어디까지 보낼까

첫 결혼 때 청첩장을 보낸 사람 명단을 그대로 꺼내 쓰지 마세요. 그 사이 멀어진 사람도 있고, 그때는 없던 고마운 사람도 생겼어요. 재혼 청첩장은 보통 범위를 좁혀요. 두 분 곁을 지켜 준 사람, 그리고 지금 매일 얼굴 보는 사람 정도요.

관계보내는 방식
힘들 때 곁에 있던 친구전화나 만나서 먼저 말하고 링크는 그다음
지금 회사 동료가까운 몇 분께만 개인 메시지로
첫 결혼 때 왔던 지인지금도 연락이 닿는 사이일 때만
친척 어른부모님을 통해 전하거나 부모님과 상의
오래 연락 끊긴 사이보내지 않아도 괜찮아요

첫 결혼 때 축의금을 낸 사람에게 또 청첩장을 보내기가 미안하다는 마음도 많이 들어요. 그런 분께는 청첩장 대신 소식만 전하고,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먼저 해 두시면 받는 쪽 마음도 가벼워요.

형, 갑자기 연락해서 놀랐지. 나 좋은 사람 만나서 다음 달에 식 올려. 부담 갖지 말라고 미리 말하는 거야. 형한테는 그냥 직접 알리고 싶었어.

식 없이 소식만 전할 때

혼인신고만 하고 식은 올리지 않거나, 가족끼리 밥 한 끼로 대신하는 분도 많아요. 이럴 땐 오시라는 말 대신 알리는 글이 돼요. 예식 시간과 장소 칸이 빠지니, 날짜 하나와 사진 몇 장, 인사말이면 충분해요.

저희 두 사람, 이번 가을에 한 가족이 되었어요. 따로 식은 올리지 않고 가족끼리 조용히 밥 한 끼 나눴습니다. 늘 응원해 주셔서 고마웠어요. 조만간 얼굴 보고 인사드릴게요.

이런 글에는 계좌를 넣지 않는 편이 깔끔해요. 오지 말라는 글에 축의금 안내가 붙어 있으면 받는 분이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게 돼요.

축의금 안내는 조금 덜어 내기

예식을 하신다면 계좌 안내를 넣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아요. 멀리 사는 분은 오히려 계좌가 있어야 마음을 전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화면을 열자마자 계좌번호가 보이는 것보다, 맨 아래 조용히 두고 눌러야 열리게 하는 쪽이 재혼 모바일 청첩장 분위기와 잘 어울려요.

축의금을 정중히 사양하고 싶다면 한 줄로 분명하게 적어 주세요. 애매하게 쓰면 하객분들이 결국 봉투를 들고 오세요.

와 주시는 마음만으로 충분해서 축의금은 받지 않으려고 해요. 빈손으로 편하게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가 주세요.

흔한 실수

지난 결혼을 길게 설명하는 것. 이해를 구하려는 마음은 알지만, 청첩장은 해명하는 자리가 아니에요. 길어질수록 받는 분이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어려워해요.

처음 결혼하는 배우자의 마음을 빼먹는 것. 한 분에게는 생애 첫 결혼식이에요. 너무 조용히만 가려다 그분이 서운해하지 않는지 꼭 물어보세요.

전 배우자와 겹치는 지인 단톡방에 올리는 것. 공통 지인이 많은 방은 피하고, 그중 가까운 분께만 따로 보내세요.

아이 학교나 학원 쪽으로 링크가 넘어가는 것. 부모님이나 친척께 보내 드릴 때 아이 사진이 들어 있다는 걸 한 번 말씀드리면 함부로 퍼지지 않아요.

보내기 전에

  • 두 분이 인사말을 같이 소리 내어 읽어 봤다
  • 아이에게 먼저 말했고, 이름과 사진을 넣을지 함께 정했다
  • 부모님 성함 줄을 넣을지 양가에 여쭤봤다
  • 보낼 명단을 첫 결혼 명단과 따로 새로 적었다
  • 계좌 안내를 넣을지, 사양 문구를 넣을지 정했다
  • 방명록을 열어 둘지 한 번 더 생각해 봤다

마지막 줄은 의외로 놓치기 쉬워요. 방명록은 누구나 글을 남길 수 있어서, 반가운 축하 사이에 불편한 말이 섞일 걱정이 드신다면 꺼 두셔도 돼요.

자주 묻는 질문

재혼인데 청첩장을 보내도 실례가 아닐까요?

실례가 아니에요. 좋은 소식을 알리는 일이에요. 다만 범위를 좁히고, 받는 분이 부담을 느끼지 않게 오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곁들이면 더 편하게 받으세요.

첫 결혼 때 받은 축의금을 돌려드리지 못한 분께도 보내도 되나요?

보내셔도 돼요. 그분 결혼식 때 갚으시면 되는 마음이니까요. 미안한 마음이 크시다면 청첩장 대신 전화로 먼저 소식을 전하세요.

웨딩 사진 없이 평소 사진으로 만들어도 될까요?

그럼요. 재혼 청첩장은 스튜디오 사진 대신 둘이 함께 다닌 곳에서 찍은 사진으로 만드는 분도 많아요. 오히려 두 분다워 보여요.

예식 없이 혼인신고만 했는데 모바일청첩장이 필요할까요?

꼭 필요하진 않지만, 소식을 한 번에 전하기엔 편해요. 장소와 시간 대신 사진과 인사말만 담아 알리는 글처럼 쓰시면 돼요.

메리필름에서는 부모님 성함 칸을 비워 두시면 그 줄이 청첩장에서 빠지고, 방명록과 참석 여부는 편집 화면에서 켜고 끄실 수 있어요. 계좌는 눌러야 번호가 보이도록 바꿔 두실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