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청첩장 돌리는 법, 팀장님께 먼저 말씀드리는 날부터
·메리필름

탕비실 커피 머신이 덜덜거리는 동안 팀장님과 둘만 남았어요. 지금 말씀드릴까, 오후에 따로 시간을 여쭐까. 머릿속으로 첫마디를 몇 번 고쳐 보다가 컵을 들고 나가시는 뒷모습을 그냥 보내요. 자리로 돌아와 사내 메신저를 열면 팀 단체방이 맨 위에 떠 있어요. 여기에 링크 하나 올리면 끝날 것 같은데, 그러자니 왠지 성의 없어 보일 것 같아 손이 안 가요.
회사 청첩장은 누구에게 드릴지보다 어떤 순서로, 어느 통로로 전할지에서 더 오래 망설이게 돼요. 친구는 편한 말투로 보내면 그만이지만 회사는 같은 소식이 여러 길로 동시에 퍼지거든요. 순서가 꼬이면 축하받을 일이 머쓱한 일이 돼요. 범위는 이미 정하셨다고 보고, 여기서는 그 안에서 실제로 돌리는 방법을 차례대로 짚어 볼게요.
첫마디는 말로, 팀장님께 먼저
회사에서 결혼 소식을 제일 먼저 들어야 하는 분은 직속 상사예요. 청첩장보다 한참 앞서요. 결혼 휴가와 신혼여행 일정이 팀 업무에 걸려 있으니까요. 예식 날짜가 잡히고 휴가 날짜가 대강 나오면 그때 말씀드리는 게 보통이에요. 두세 달 전이어도 이르지 않아요.
이 첫마디는 메신저보다 말이 나아요. 회의 끝나고 잠깐, 퇴근 무렵 자리가 한산할 때 오 분이면 충분해요. 따로 시간을 내 달라고 정색하고 부탁드리면 퇴사 면담인 줄 알고 놀라시는 분도 계시니, 가볍게 다가가세요.
팀장님께 처음 말씀드릴 때
팀장님, 잠깐 괜찮으세요? 개인적인 일이라 먼저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저 ○월 ○일에 결혼하게 됐어요. 그 앞뒤로 휴가를 쓰게 될 것 같아서, 일정 나오는 대로 다시 말씀드릴게요. 팀에는 아직 얘기 안 했어요.
마지막 한 줄이 은근히 힘이 있어요. 가장 먼저 알려 드렸다는 뜻이 전해지거든요. 이렇게 말해 두면 나중에 청첩장을 드릴 때 긴 설명이 필요 없어요.
팀장님 위로 본부장님이나 임원이 계시다면 그분께 언제, 어떻게 알릴지도 이때 여쭤보세요. 직접 찾아뵙는 게 맞는 곳도 있고, 팀장님이 대신 전해 주시는 곳도 있어요. 그 결은 팀장님이 제일 잘 아세요.
재택근무나 다른 지역 근무라 얼굴 뵐 일이 드물다면 화상 회의 끝에 잠깐 남아 말씀드리거나 전화로 하셔도 돼요. 글자보다 목소리로 먼저 듣는 소식이 받는 쪽에서도 반가워요.
회사에 돌리는 순서
| 언제 | 누구에게 | 어떻게 |
|---|---|---|
| 두세 달 전 | 직속 상사 | 말로, 휴가 일정과 함께 |
| 6주쯤 전 | 같은 팀 | 팀 단체방, 가까운 분은 따로 한 줄 |
| 5주쯤 전 | 함께 일하는 다른 팀 | 한 분씩 개별 메시지 |
| 팀에 다 전한 뒤 | 사내 게시판, 인사 담당 | 회사 절차대로 |
| 물어 오실 때 | 인사만 나누던 분 | 그 자리에서 링크 |
날짜는 대강 잡은 거예요. 꼭 지킬 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는 순서 하나예요. 그래야 나는 왜 맨 나중에 들었지, 하고 서운해하는 분이 안 생겨요. 친구들보다 회사를 조금 늦게 시작하는 분도 많은데, 그래도 괜찮아요. 회사 안에서의 순서만 지키시면 돼요.
팀 단체방, 올려도 괜찮아요
같은 팀은 모두 드리기로 했다면 단체방에 한 번 올리는 건 실례가 아니에요. 한 사람씩 보내다가 누구 하나 빠뜨리는 것보다 오히려 깔끔해요. 다만 링크만 덩그러니 올리지는 마세요. 업무 이야기 사이에 갑자기 청첩장 미리보기만 뜨면 다들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방이 잠깐 조용해져요.
올리는 때도 골라 주세요. 마감이 걸린 날 오전은 피하고, 점심 먹고 들어온 직후나 한 주가 끝나 가는 금요일 오후처럼 숨 돌리는 시간이 좋아요. 아침 회의 끝에 팀장님이 먼저 한마디 꺼내 주시면 그다음에 올리는 링크가 훨씬 자연스러워져요. 첫 대화 때 그렇게 해 주실 수 있는지 슬쩍 여쭤봐도 좋아요.
팀 단체방에
다들 바쁘신데 개인적인 소식 하나만 전할게요 ㅎㅎ 저 ○월 ○일 토요일에 결혼해요. 모바일 청첩장 링크 남겨 둘게요. 주말이라 오시기 쉽지 않은 거 알아서, 정말 마음만으로도 감사해요. 다음 주에 팀 점심 한번 제가 살게요!
주말 예식이라는 걸 먼저 알고 있다고 말해 두면, 못 오시는 분도 미안함을 덜어요. 점심이나 커피 약속을 한 줄 넣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청첩장 모임을 따로 하실 계획이라면 그 날짜를 여기서 함께 알리셔도 돼요.
그래도 가까운 분께는 한 줄 따로
단체방에 올렸더라도 가까운 분들께는 따로 한마디 보내세요. 사수였던 선배나 입사 동기처럼 매일 붙어 지내는 분이요. 단체방에서 받은 청첩장은 공지처럼 읽히고, 내 이름을 불러 주며 온 메시지는 초대처럼 읽혀요. 링크를 다시 붙이지 않아도 돼요. 방에 올린 거 봤냐는 말 한마디면 충분해요.
입사 동기에게
○○아, 방에 올린 거 봤지? ㅎㅎ 너한텐 따로 말하고 싶었어. 입사하고 제일 먼저 친해진 게 너라서, 와 주면 진짜 든든할 것 같아. 다음 주 커피는 내가 쏠게!
사수였던 선배께
선배님, 단체방에 올리긴 했는데 선배님께는 따로 인사드리고 싶었어요. 처음 왔을 때 하나하나 알려 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버텼어요. 시간 되시면 꼭 와 주세요. 오셔서 저 우는 거 보시면 놀리셔도 돼요.
다른 팀은 한 분씩
함께 일하는 다른 팀 분들은 같이 있는 단체방이 없거나, 있어도 업무 협의용 방이라 올리기 애매해요. 그런 방에 청첩장을 올리면 그 방의 다른 분들까지 받아야 하는 사람이 돼 버려요. 이런 분들께는 한 분씩 보내세요.
같은 문장을 쓰시더라도 맨 앞에 성함과 직함, 그리고 같이 했던 일 하나만 넣어 보세요. 돌린 청첩장이 아니라 드린 청첩장이 돼요. 그 한 줄을 쓰다 보면 이분께 보내는 게 맞는지도 저절로 가려져요. 떠오르는 일이 하나도 없다면 굳이 보내지 않으셔도 되는 사이예요.
옆 팀 과장님께
과장님, 지난 분기 정산 때마다 빨리 확인해 주셔서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개인적인 소식이라 조심스럽지만, 저 ○월 ○일에 결혼해요. 청첩장 링크 보내 드려요. 오시기 어려우시면 마음만 감사히 받을게요.
인사만 나누던 분이 엘리베이터에서 결혼한다며, 하고 먼저 물어 오시면 그 자리에서 고맙다고 하고 바로 보내 드리면 돼요. 먼저 물어보신 분께 드리는 청첩장은 누구에게도 부담이 아니에요.
종이 청첩장, 자리마다 돌릴까
부서마다 문화가 달라요. 지난번에 결혼한 분이 어떻게 했는지 떠올려 보시면 답이 거의 나와요. 그때 다들 책상 위에 놓인 봉투를 받았다면 종이를 조금 준비하시고, 메신저로 링크를 받았다면 모청 하나로 충분해요. 기억이 안 나면 최근에 결혼한 동료에게 슬쩍 물어보세요. 그게 제일 빨라요.
종이를 준비하신다면 팀장님과 임원, 꼭 오셨으면 하는 몇 분께만 손으로 드리고 나머지는 모바일청첩장으로 보내는 방법을 많이 써요. 종이로 드린 분께도 링크는 따로 한 번 보내 드리세요. 예식 날 아침 길을 찾을 때 꺼내 보는 건 결국 휴대폰이에요. 종이를 건넬 때 링크도 메신저로 보내 드리겠다고 한마디 해 두시면 자연스러워요.
사내 게시판과 인사 담당
회사에 따라 경조사 게시판이나 사내 공지로 결혼 소식을 알려 주는 곳이 있어요. 경조금이나 회사 이름으로 나가는 화환도 이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고요. 결혼 휴가 신청과 함께 처리되는 곳도 있으니 인사 담당에게 한 번 물어보세요. 청첩장 링크나 이미지를 같이 내 달라고 하는 곳도 있어요.
게시판에 올라가면 얼굴도 모르는 분들까지 소식을 보게 돼요. 그분들께 하나하나 따로 인사하실 필요는 없어요. 다만 게시판이 팀원들 개별 연락보다 먼저 올라가면 순서가 뒤집혀요. 팀 안에 다 전한 뒤에 올라가도록 날짜를 맞춰 달라고 부탁해 두세요.
화환을 받지 않기로 하셨다면 이때 인사 담당에게 미리 말씀해 두세요. 회사 화환은 절차대로 자동으로 나가는 곳도 있어서, 청첩장에 적은 사양 문구만으로는 막지 못할 때가 있어요.
게시판 공지에 덧붙이는 인사
안녕하세요, ○○팀 ○○○입니다. 오는 ○월 ○일에 결혼해요. 얼굴 뵙고 인사드리지 못하는 분이 많아 이렇게 글로 먼저 전해요. 오가며 마주치실 때 축하 한마디 건네 주시면 그걸로 정말 충분해요.
회사 분들은 인원 짐작이 어려워요
회사 하객은 친구보다 인원을 가늠하기 어려워요. 오신다던 분이 당일 일정으로 못 오시기도 하고, 말없이 가족과 함께 오시기도 해요. 예식장에 보증 인원을 알려야 한다면 청첩장에 참석 여부 받기를 켜 두세요. 단체방에 올릴 때 참석 버튼 한 번만 눌러 주시면 식사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 줄 덧붙이면, 눌러 주시는 분이 꽤 있어요.
답을 안 주신 분께 따로 묻지는 마세요. 회사에서 오실 거냐고 직접 물으면 상대는 못 간다는 말을 얼굴 보고 해야 해서 곤란해져요. 버튼에 남은 숫자에 조금 여유를 더해 잡는 쪽이 마음이 편해요.
흔한 실수
팀원이 팀장님보다 먼저 아는 것. 친한 동료에게 먼저 털어놓고 싶은 마음은 당연해요. 그런데 그 얘기가 돌아 팀장님 귀에 먼저 들어가면 첫 반응이 나만 몰랐네, 가 돼요. 말씀드리기 전까지는 카톡 프로필 사진도 잠시 그대로 두세요.
업무 단체방에 올리는 것. 거래처가 함께 있는 방, 프로젝트 때문에 잠깐 만든 방은 피하세요. 그 방 사람들은 서로를 업무로만 알아요.
밤늦게 보내는 것. 사내 메신저나 업무용 카톡은 밤에도 알림을 켜 두는 분이 많아요. 링크는 일과 중에 보내세요. 퇴근 뒤 열 시에 온 청첩장은 내용보다 시간이 먼저 기억나요.
메시지만 보내고 끝내는 것. 회사는 다음 날 또 얼굴을 보는 곳이에요. 보낸 다음 날 복도에서 마주치면 말로 한 번 더 인사하세요. 그 한마디가 링크보다 오래 남아요.
보내기 전에 한 번 짚어 보세요.
- 팀장님께 말로 먼저 말씀드렸어요
- 임원께 알릴 때와 방법을 팀장님께 여쭤봤어요
- 팀 단체방 글에 링크만 덩그러니 두지 않았어요
- 가까운 분들께 보낼 한 줄을 따로 적어 뒀어요
- 업무 단체방, 거래처가 있는 방에는 올리지 않아요
- 사내 게시판이 팀 연락보다 늦게 올라가게 맞췄어요
- 화환을 사양한다면 인사 담당에게 말해 뒀어요
- 청첩장에 참석 여부 받기를 켜 뒀어요
자주 묻는 질문
입사한 지 석 달밖에 안 됐어요. 팀에 돌려도 될까요?
돌리셔도 돼요. 같은 팀이라면 함께한 기간보다 매일 얼굴 보는 사이라는 게 더 커요. 다만 그 어색함을 문장에 솔직하게 담아 주세요. 아직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이런 소식 전하기가 쑥스럽다는 한 줄이면, 받는 분들도 웃으며 축하해 주세요.
사내 커플이에요. 누가 먼저 말해야 하나요?
두 분이 각자 자기 팀장님께 같은 날 말씀드리는 게 좋아요. 한쪽 팀만 먼저 알면 다른 쪽 팀은 소문으로 듣게 되거든요. 청첩장도 두 팀에 비슷한 때 나가게 맞추시고, 두 분 모두와 일하는 분께는 한 분이 대표로 보내되 둘이 함께 드린다고 적어 주세요.
팀장님이 휴가 중이에요. 팀에 먼저 돌려도 될까요?
며칠 기다리시는 걸 권해요. 일정이 급하다면 전화나 메시지로 짧게 먼저 알려 드리고, 팀 단체방에는 팀장님이 돌아오신 뒤에 올리세요.
곧 퇴사하는데 지금 회사에도 보내야 할까요?
함께 지낸 시간이 있다면 보내셔도 이상하지 않아요. 퇴사 인사와 결혼 소식을 한 메시지에 같이 담으면 받는 분도 덜 어색해요. 다만 남는 분들이 축의금을 고민하게 되는 자리라, 꼭 와 달라는 말보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앞에 두세요.
메리필름 청첩장의 참석 여부 받기는 함께 오시는 인원과 식사 여부까지 남길 수 있어서, 회사 분들처럼 인원 짐작이 어려운 하객이 많을 때 두 분 수고를 조금 덜어 드려요.


